저녁트레이닝스쿨
.....집으로 돌아 오는 길, 한백관장은 수심이 깊었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무공의 절대비급을 몸소 깨우쳐, 아수라들이 난무하는 이 강호에서 살아남기까지 20여년.... 얼마나 고되고 힘들었던 시간이었던가? 한 때는 그 비급을 깨닫지 못하고 절망에 빠져, 본인 자신도 한강투신의 극단적인 생각까지 하지 않았었던가? 그래서 주변인들이 이 아수라판에 입도하는 것을 가능한한 만류하였으며....이미 입도한 이들에게는 최선을 다하여 자신과 같은 절망의 구렁텅이에 빠지지 않도록 조언을 아끼지 않았던 것이었다. 그것만이 그래도 본인이 할 수 있는 강호대협으로서의 최소한의 선업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항상 품고 있었던 그였다.
그런데 아까 만났던 주차연의 방장, 차도박사는 무어라 하였던가? 무공이 아무리 신묘하고 무예가 정심박대의 지경에 이르른 자라 할지라도, 일단 이 강호에 발을 들인 개미라 불리우는 수많은 하급무사들을 백척간두의 위기에서 구하는 일은 혼자서는 불가능한 일에 가깝다 하지 않았는가? 수많은 하급무사들의 목숨을 구하는 일, 그들을 계옥지탄에서 일으켜 세울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자신의 문파에 잠시 발을 담그고 그들에게 정저지와의 실태를 깨닫게 하고 그들에게 최소한의 호신술의 기초라도 가르치지 않으면, 그들은 하시라도 멸문지화의 변을 당할 수 있는 불쌍한 존재들이라 하지 않았던가? 그렇다.....차도박사가 말한 것들은 어찌보면 전부 진실에 가까운 말이었다. 스스로의 곤궁했던 초년시절을 돌이켜 보아도 차도박사가 말한 것들은 모두 맞는 말이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이 없었다. 자신이 목숨을 걸고 깨닫게 된 비급을 전하는 일, 그리고 그것으로 인하여 주화입마에 빠질 것 같은 수 많은 장삼이사들의 인생을 어찌 감당하겠는가 하는 부담감이 그의 마음을 짓눌렀던 것이다. 그렇지만...아무리 망양지탄의 길이라 할지라도 단 한명의 청출어람의 철중쟁쟁한 수하가 나온다면 그 어찌 보람되지 않을 것인가.....스스로에게 다짐하는 한백이었다.
차도박사가 방장으로 있는 주차연에는 이미 수많은 문파와 고수들이 상존하고 있었다. 그 중에는 절대선 비기로 유명한 확률승부, 이평선 매매로 명성을 떨치는 보인도지지 그리고 그의 무공의 끝을 알 수 없다는 주식신공, 떠오르는 신진 강호 자구마치, 주도주 매매의 달인이라 불리우는 서희파도, 실전에서 그의 검기를 본다면 누구나 감탄한다는 비중법사, 이제는 연로하여 전면에 잘 나서지는 않지만 수많은 문하생들을 배출한 오성거사, 취권의 달인으로 고수들의 스승이라는 청성도사 등등.....
일반 개미들로서는 그들의 무공의 깊이를 짐작하기조차 힘든 초일류고수들이 포진해 있었는데, 그들이 아무리 사자후를 토하며 비급을 전하려 하여도, 이를 실천에 옮기어 자신의 무공을 끌어 올리는 자는 극히 드물었으니, 이는 비급을 전수받는 개미들이 일갑자 정도의 기본 무공도 익히지 않은채 오로지 비급만을 추종하는데에 그 원인이 있다고 여겨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런 와중에서도 스승의 무공에 심취하여 수련을 게을리 하지 않아, 나름의 무공을 일취월장시킨 개미들도 있었으니.....보인도지지의 수제자이자 고양이와 항상 함께 한다는 묘족 출신의 여인 에델 낭자, 확률승부의 수제자인 오란초 그리고 자구마치 스승의 무공을 수불석권한 절제여신 등등이 있었던 것이다. 물론 그 와중에 스승을 바꾸어 가며 자신의 무공을 다듬은 홍해(Red sea)여사와 같은 이들도 있었으니 .....주차연이라는 문파의 방대함과 무공의 선지식은 공히 당대 최고라 아니할 수 없었다.
한백관장은 차도박사의 권유로 무공 전수를 결정하고 난 뒤...... 생각하고 또 생각하였다. 과연 나의 이 비급을 전하려 할 때 얼마나 많은 개미들이 알아들을 수 있을 것인가? 만일 그들이 나의 무공을 잘못 이해하여 주화입마에 빠진다면....나는 그 죄를 어떻게 다 갚을 수 있을 것인가? ....그래.....일단 쉬워야 한다. 일갑자의 무공이 없는 누구라도 이해하고 수행할 수 있는 쉬운 방법으로 그들을 깨우쳐야 한다. 그들이 나의 가르침을 조금만 절차탁마한다면 누구라도 익힐 수 있도록 쉬워야 한다. 그렇다면..... 개미들이 가장 많이 도살을 당한다는 하락장이나 폭락장에서 살아 남을 수 있는 무공이어야 하는데 .....그것은 과연 어떤 것이 있을 것인가? 그렇다.......그것이 구상유취의 어린아이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나의 정수를 모은 한백 7 기법이라면? 하지만......아무리 대협이라 할 지라도 한백관장의 마음 한편으로는 아까운 마음이 들었다. 이 비급을 깨닫기까지의 지난했던 과거가 눈 앞에 스치며 “내가 이것을 깨닫기까지 얼마나 힘든 시간을 보냈는가?”를 생각하니 마음 한켠이 저려왔던 것이다. 그러나 그는 이내 마음을 다잡았다. “그래.....이왕지사 선업을 쌓기 위한 측은지심에서 시작한 일....무엇이 아깝단 말인가? 단 한명의 개미라도 목숨을 부지시키기 위해서라면 나는 아낌없이 나의 모든 무공을 전수하리라” 그는 이것이 예전 황상의 구음진경까지는 아니더라도 수많은 문파의 무공 중에서도 자신을 대표하는 기법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그리고 이 기법만 익힌다면 피바다를 부른다는 폭락장세 속에서도 일부 똑똑한 개미들은 목숨을 부지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하였다.
혹시 아는가? 나의 이 기법을 익히고 자강불식 하다보면 그 중 일부 똑똑한 자들은 신검합일의 경지에 이르러 반박귀진의 상태에 도달할 수도 있지 않을까......라고 한백관장은 생각하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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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했던 것 보다 훨씬 더 많은 것들을 빠짐 없이 솔직하게 가르쳐 주셔서 ...... 한백 강사님에게 진심어린 감사를 드립니다. (이건 제가 꼭 치킨을 얻어 먹었기에 쓰는 미사여구가 아닌 저의 진정입니다......^^)
....앞으로도 남은 강의 잘 부탁 드리겠습니다. |
솔직하게 모든 것을 가르쳐 주시는게 쉬운 결정은 아니셨을텐데....감사할 따름입니다.....^^